Weekly DCU 574 호 | HEADLINE

최초 로마 유학생 전아오 자필 기도문 발견

on 2020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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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의 전신인 성 유스티노 신학교 학생 전아오(아우구스티노, 1894~1922)가 1921년 로마 유학 중 작성한 기도문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도문에는 "전능하시고 인자하신 천주께서는 이 불쌍한 죄인 전 아오스딩 조선서 처음으로 와서 공부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사 무사히 공부를 잘하여 외교 이방 조선을 로마와 같게 하여 주시고 영원한 당신 영광에 들어가게 하소서. 아멘. 추후 이 글을 보는 자는 이 죄인을 생각하여 성모경 한 번 염하여 주심을 희망"이라고 적혀있다.

 

교황청이 운영하는 우르바노대학교의 모든 신입생은 서약서를 작성했는데 이 기도문은 전아오 신학생이 서약서를 작성하고 두 달 뒤 개인적으로 덧붙인 것이다.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쓰는 자필 서약서 외에 본인이 모국어로 별도 기도문을 쓴 사례는 이것이 유일하다. 최근 이백만 주교황청 한국대사가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이 기도문을 찾았다.

 

 

 

 

1914년 성 유스티노 신학교에 첫 번째로 입학한 전아오와 송경정(안토니오, 1900~1923)은 1920년 조선 최초로 로마 유학을 시작했다. 교황청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유학을 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교황을 공식 알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전아오는 로마에서, 송경정은 한국에서 사망하면서 사제가 되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전아오는 항상 미소 짓고 쾌활하고 생기와 기쁨이 가득해 동료 신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동료들은 그를 '베이비 전'(Baby Tiyen)이라고 불렀다. 또 특별히 성모 신심이 돈독해 마리아의 영광에 관해 즐겨 이야기했고, 로마의 많은 성당과 기관이 성모님께 봉헌된 것을 감탄했다. 그는 철학 논문으로 2등 상을 받을 만큼 학업이 우수했고, 사제직에 대한 열망도 남달랐다. 동료들은 전아오가 "자기 나라를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회두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위 사진은 전아오의 친필 기도문, 아래 사진은 대구대교구 초대 교구장 안세화 드망즈 주교(사진 가운데)가 신학생 전아오(사진 오른쪽), 송경정과 함께 로마로 가서 베데닉토 15세 교황을 알현한 후 촬영한 기념사진.